아들 진수가 생각나는 이밤에
작성자 이은순

진수야~ 잘 지내니?

요즘 대한민국은 거의 폭풍전야이고

무엇이 거짓이고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혼돈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초급간부의 사망도 개인의 탓으로 돌려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서둘러 수사를 마무리한 군 수사당국!

진수가 떠나던 날! 룸메이트와 마지막으로 했던 컴퓨터 게임 종류가 무엇이었는지 수사한 결과를 정보공개 요청했더니

그건 수사를 안해서 정보가 없다는 구나....이런 멍청한 수사가 세상 어디있다냐?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꼼꼼이 살펴보지 못한 무지한 부모도 책임이 있지만...

그러한 군 수사팀을 믿고 아들의 억울함을 끝까지 밝히지 못하고 마무리한 엄마를 원망하거라....

 

그래도 엄마아빠는 진수를 믿는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이렇게 세상을 떠나는 무책임한 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친구들 선후배님들 진수를 아는 모든 동료들이 대변해 주고 있다....

언젠가는 밝혀지리라고 믿는다.

 

누군가는 밤마다 죄책감을 느끼고 있겠지...

자신있으면 벌써 찾아왔을 거라고 본다.

뭐가 그리 숨기고 싶은게 많을까?

그들이 전역을 하면 찾아올까?

그때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 날은 진실이 들어나리라고 본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엄마는 기다릴 것이다

 

오늘 육군본부에서 전화가 왔더구나...

진수가 떠난지 1주년이 되어온다며....

1주년 추모행사를 해준다고...

 

엄마는 1월1일 새해 첫날! 진수가 떠났다고 인정할 수가 없다고 분명히 전달했고

진수를 편안히 보내준 8월 30일 장례식 날이 엄마에게는 1주년이라고 했단다.

그들이 말하는 진수가 떠난 날은 엄마가 진수를 보내지 않은 날이기 때문이다

사망한 날짜! 뭣이 중헌디?

 

즈그들이 맘데로 보내놓고 부모더러 인정하라고!

세상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우리 부모는 피눈물 나고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다,,,

엄마가 본의 아니게 욱해서 미안하구나...ㅎ

 

몇일전 책을 읽다가 진수에게 들려주고 싶은 좋은 글귀가 있어서 옮겨 본다.

 

너는 잘못하지 않았다.

너는 길을 잃지 않았다.

너는 멈출 수 있고, 머물 수 있다.

너는 언제나 조금씩 잘 해 내고 있다.


다만, 너는 마음이 여릴 뿐이다.


스쳐가는 작은 응원에도 기운을 낼 줄 아는 너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기쁨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스쳐가는 작은 상처에도 마음이 아파 와서 너는

누군가를 위한 눈물과 따뜻함도 나누고 싶은 것이다.


너는 이유 없이 무시당하고 조롱당하게 되더라도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애써 설명할 필요가 없다

너는 누군가를 함부로 무시하거나 조롱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는 꾸미지 않은, 있는 그데로의 자신을


다만, 낯설어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너는,

결코 잘 못하지 않았다.

결코 길을 잃지 않았다.



위 글은 봄눈별이라는 작가가 쓴 글인데...

엄마가 진수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다수 들어가 있어서 많이 공감되기도 하고 그래서

적어 보았어....진수도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구나

 

사랑한다 진수야,.....잘 지내고~

엄마 아빠도 잘 버티고 있을께....

날마다 그립고 보고싶은 우리 큰아들!!!

큰아들이라는 단어가 왜이리 울컥하냐? 진수를 그리워 하면서 ㅠㅠㅠ